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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신불립(無信不立)
이태옥(수필가·한국문인협회 김천지부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 입력 : 2017년 02월 27일(월)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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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공자께 “좋은 정치의 원리요 굳건한 나라를 만드는 근본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세 가지 원리를 들었다.
첫째는 족식(足食)이라고 했다. 백성의 의식주를 족하게 하여 민생의 먹고 사는 일에 안정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말로 국민경제의 안정을 강조한 말이다.
둘째는 족병(足兵)이라고 했다. 외세로부터 나라를 잘 안보하는 일 즉 자주국방을 강조한 말이다.
셋째는 민신(民信)이라고 했다. 백성들 사이에 신의가 잘 세워져야 한다는 뜻이다. 즉 국민들의 공신력과 도덕심(신용)을 역설한 것이다.

이에 자공이 스승에게 다시 물었다. ‘식’과 ‘병’과 ‘신’ 즉 경제와 국방과 신용 중에서 하나를 빼라고 하면 무엇을 제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병 즉 국방을 빼라고 했다. 그러면 남은 둘 중에 부득이 하나를 더 빼라면 무엇을 빼겠느냐고 물었다. 공자는 식 즉 경제를 빼라고 했다. 자고로 사람은 다 죽게 마련인데 백성은 신용이 없으면 설 수가 없다고 대답했다. ‘논어’의 안연편에 나오는 공자와 자공의 문답이다.

공자는 경제와 국방과 신용(도덕)이 정치의 원리지만 그 중에서 가장 근본은 신용이라고 보았다. 공자는 국민의 신용과 도덕의 바탕위에 비로소 강한 국방력과 튼튼한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신용(도덕)은 국가나 개인의 정의요 신의요 명예다. 먼저 백성간의 신의와 백성과 국가간의 신의가 굳어야 나라가 튼튼해진다고 역설했다. 물론 견해에 따라, 시대에 따라 중요성의 순서가 다를 수 있겠으나 요즘 탄핵 특검조사를 대하면서 나라를 좌지우지했던 인사들이 모두가 모른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말하고 있어 안타깝다. 거기다가 국민은 차츰 양분되어 상대의 말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대결 상태로 치닫고 있다. 이를 보는 국민은 답답하고 안쓰럽다.

거짓과 가식이 횡행하는 사회, 거짓이 예사로 난무하고 권모술수만 제일이라는 사회현상을 보면서 나라의 공신력과 신의가 약할 때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를 현 시국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새삼스럽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사회에 얼마나 해가 되며 개인의 명예에도 얼마나 치명적 손상을 끼칠까보다는 임시방편으로 현상만 피해 보자는 태도는 비겁하기 짝이 없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은 탓이다. 재벌 기업의 총수도 상아탑의 총장과 학장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한 나라를 경영하라고 위탁받은 최고위층에서부터 모두가 모르쇠들이다. 사회가 온통 거짓이 진실을 가리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있듯이 세상이 혼돈스럽고 거기다가 상대를 음모하는 음모론에서 가짜 뉴스까지 판치는 세상이다. 더군다나 패가 갈린 국민 여론은 완전히 서로 적을 만들고 있다.

법망만 피하려 드는 임기응변적 이기주의를 국민들이 모두 잘 보고 터득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신용이 없으면 나라도 올바로 설 수 없고 개인도 올바른 사회생활이 어렵다. 신용은 인간 존립의 근본이요 나라정치의 가장 으뜸가는 원리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신용이 없으면 설 수 없다. 신용과 명예를 지킬 줄 아는 나라는 기초가 튼튼해서 부강해진다. 물론 개인도 신용이 생의 가장 중요한 재산이요 힘 있는 무기요 자본임을 명심할 일이다. 
김천신문 기자  kimch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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