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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가끔은 아파야 한다
배영희(수필가․효동어린이집 원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 입력 : 2017년 08월 03일(목)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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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삼 일째 침을 맞는다. 급기야 손전등을 가져와 불빛 따라 눈만 움직여 보라하고 손가락 열 개를 하나하나 펴 보라 한다. “이래도 안 되면 뇌 사진을 찍어 보는 게 좋겠다”고 하니 보통 일은 아닌가 보다. 이유 없이 한쪽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니 기분이 묘하다.

차에 타서 거울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그동안은 눈가에 주름을 어찌하면 좋을까 고민했건만 이제는 근육이 뻣뻣한 것 같아 자꾸 움직여보게 된다.

여태껏 약 먹는 것과 병원 가는 게 딱 질색이었는데 정말 뇌 사진을 찍어봐야 하는 게 아닐까? 흔히들 말하는 뇌경색이니 뇌졸중이니 뭐 그런 거면 나는 어쩌지. 한쪽 팔과 다리를 덜덜 떨며 그렇게 늙지도 젊지도 않은 내 인생을 살아야 한단 말인가. 직장은 어떻게 하고 이제 중학생인 아들 뒷바라지는 어떻게 하며 연로한 어머니는 누가 돌본단 말인가. 갑자기 파도처럼 별별 생각이 다 밀려든다.

아, 사람들은 이렇게 아팠었구나. 그들도 모두 항상 건강할 줄 알았을 텐데. 억울하게 아픈 거였네 내 몸 아프면 체면이고 돈이고 다 무슨 소용 있으랴.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 나보다 더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도 많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병원엔 환자들로 넘쳐나겠지.백세 시대니 해도 누구나 무병장수를 하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운전을 하다 말고 이런저런 생각에 앞이 캄캄해 차를 한쪽으로 세웠다. 펜을 꺼내 무언가를 적으려는데 어~라 손에 힘도 빠지는 것 같다.
그건 아닐 거야 아냐, 아냐 뇌경색이라니……. 그동안 누가 옆에서 아프다고 하면 건성건성 들었었고 속으로는 누구나 조금씩 아프면서 사는 거 아냐 했었는데 그 사람 입장에서는 지금의 나처럼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겠지. 오직 내일 내일 하며 앞만 바라보고 살아왔건만 이제 와 내 몸이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면 이일을 어쩌지…….

머리를 뒤로 기대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들과 특별했던 기억들을 떠 올려 보았다.
10대 때, 20대 때, 그리고 30대, 40대, 지금의 50대까지 앨범 한 권이 스쳐 지나간다. 모두가 한순간이었네. 그건 아마 나밖에 모르네.
아하, 때론 죽고 싶었을 때도 있었는데 요만한 일로 흥감 떠는 내 모습에 코웃음도 났고 맨날 화이팅 하며 살자고 애썼던 순간들을 생각하니 코끝이 찡해져 온다.
직장생활 하느라 하루도 맘 놓고 쉬어보지 못한 내 몸이 고달팠겠다는 생각도 들고 안쓰럽기도 하다 내 삶에 있어 나를 담고 있는 그릇이 내 몸이 하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몸!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은 눈만 보이면 소원이 없을 테고 다리를 저는 사람은 다리만 성하면 못할 일이 없을 것이며 머리숱이 없는 사람은 머리숱만 많으면 걱정이 없겠지.
그래, 당연한 줄 알았던 내 손과 내발 내 모든 신체 부위가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구나. 없어 봐야 아네. 아파봐야 알고.
자식 없는 사람은 자식 이야기만 나오면 가슴이 아프고 직장 없는 사람은 일만 좀 있었으면 싶고 모두가 몸이 한 군 데라도 아파봐야 건강의 중요함을 알게 되니 경험해봐야 아는 어리석은 우리였구나. 그게 아니었구나!

낮엔 어릴 적 친구랑 모처럼 통화를 했었는데 친구들 소식을 묻다가 씁쓰레한 웃음을 서로 나눴다.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을 하는데 친구 대여섯 명이 모이면 그중에 한두 명은 벌써 사별을 했고 두세 명은 찢어졌으며 남은 이 서너 명도 자기 팔 자기가 흔들며 살아간다니 내 옆에 있는 사람도 생각이 났다.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더 이상의 기대나 욕심 버리고 그냥 인정하며 살아가야 하는 게 맞는가 보다.

아이도 마찬가지로 공부를 좀 잘했으면 좋겠건만 사춘기인지 자기 생각에 빠져 사는 요즘이다. 그러니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에 감사해야지.
직장 일도 마찬가지다. 이 시대에 어린이집 원장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같은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죽기 살기로 매달려 봤자 누가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심호흡도 좀 하며 바라봐야겠다.

우리 모두 건강하자. 치사하게 아파서 지팡이에 의지하는 그런 신세를 지지 말자.
괜찮겠지, 그냥 몸 좀 돌보고 살라는 신호이리라 믿으며 의자를 바로 세우고 시동을 다시 켠다.
고맙네, 친구야. 내일은 너를 이끌고 병원에 가보리라. 내 몸 없이는 내가 어디 있겠는가?
  
  
  
  
  
 
김천신문 기자  kimch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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