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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김천시단 - 자전거는 뒤로 달리지 않는다

김천신문 기자 입력 2023.02.20 09:53 수정 2023.02.20 09:53

송상용(시인·김천문인협회원)

자전거는 뒤로 달리지 않는다

송상용(시인·김천문인협회원)
헬스장에 가면
나는 앞만 보고 러닝머신을 달리는데
간혹 뒤로 돌아서서 걷는 이가 있다
시간을 되돌려 가야 하는 사람처럼
머리 뒤에도 눈이 있는 사람처럼

박박 머리 중학생 때
어둑어둑한 하굣길
포장도 안 된 내리막길을
두 다리 쫙 벌리고 내달리다
페달을 아무리 뒤로 돌려봐도
자전거는 뒤로 가질 않았다
앞으로 페달을 밟을 때만
체인은 바퀴에 걸려 앞으로 달려갈 수 있었다

자전거 페달은 아무리 뒤로 돌려봐도
페달은 헛돌 뿐 뒷바퀴로 힘을 전달할 수 없다
인생도 그러했다
아무리 뒤돌아보며 후회를 해봐도
다시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갈 순 없었다
기억을 다시 포맷할 수도 없다

모란이 지고나면 한 해가 가듯
내 삶도 흘러가면 그만인 것을
오늘도 러닝머신에 올라 앞만 보고 걷는다
오직 앞으로만 달린다

■ 인생은 앞을 향해 나아간다. 잠시 뒤로 돌려 보지만 그것은 기억 속일 뿐. 과거가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 다시 포맷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 과거는 현재의 거름이요, 미래의 거울이다. 삶의 페달을 메마른 땅 위에서 굴릴 때 더욱 파워가 붙는 법. 뒤로 밟다보면 체인이 벗겨진다. 지금 고난스러워도 우린,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미래는 늘 우리 편.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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