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정부·여당이 추진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 안건이 결국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2월 스스로 부결시킨 내용이라며 끝까지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과 며칠 지나지도 않아, 어제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뜬금없이 ‘청년 특화형 ISA’ 신설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부·여당안에 청년과 신혼부부 혜택만 추가하겠다는 내용이라는데, 이럴 거면 지난 2월 11일 논의 때 수정안을 제시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개정안을 내겠다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기존 정부·여당안의 ISA 납입·비과세 한도 상향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놓고, ‘청년형’, ‘신혼부부형’ 같은 그럴싸한 명칭만 덧붙여 마치 자신들이 새로운 정책을 내놓은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다. 한마디로, 남이 차려놓은 밥상은 엎어놓고, 똑같은 밥상을 다시 차려놓고는 자기 공이라고 우기는 꼴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반대하던 법안을 이번 주에는 단독으로 추진하겠다니, 가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국민을 바보로 아는 위선적인 정치쇼에 다름 아니다. ‘장이 섰으니 장돌뱅이가 안 갈 수야 없겠다’지만, 장돌뱅이에게도 상도가 있는 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말로 ISA 세제 혜택 확대를 원한다면, 좋다. 조세소위를 열어 상속세와 함께 ISA 세제 혜택 법안을 논의해보자.